
버스기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운전이 이렇게 몸을 바꿔놓을 줄은요.
54세에 마을버스 기사로 시작한 지 7개월이 지났습니다. 면허 취득, 면접, 수습, 첫 월급까지 많은 것들을 기록해왔는데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몸의 변화입니다. 누구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지만, 막상 겪어보니 꽤 크게 느껴지는 변화들입니다.
버스기사 3개월차부터 시작된 통증
처음 1~2개월은 긴장 탓인지 몸이 버텨줬습니다. 그런데 3개월차가 넘어가면서 슬슬 신호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허리, 어깨, 목이었습니다.
버스 운전석은 일반 승용차와 다릅니다. 시트 각도, 핸들 높이, 페달 위치가 모두 고정되어 있고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노선 한 바퀴가 48분인데, 그 시간 동안 거의 같은 자세로 앉아서 핸들을 잡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반복이 쌓이니 몸이 먼저 반응했습니다.
특히 장시간 운전 후에 통증이 심해지는 패턴이 생겼습니다. 자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습니다. 운전석에서 자세를 조금씩 바꿔보고 쿠션도 활용해보고 있지만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버스기사를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코어 근력을 미리 키워두시는 걸 강력히 추천합니다.
5kg 늘어난 체중, 운동할 시간이 없습니다
버스기사가 되기 전에는 틈틈이 걷고 운동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시간이 없습니다.
오전반 기준으로 새벽 4시에 일어나면 출근 준비하고 운행하고 퇴근하면 이미 지쳐있습니다. 퇴근 후에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결국 활동량은 줄고 식사는 그대로인 상태가 7개월 동안 이어지니 체중이 5kg 늘었습니다.
앉아서 하는 직업이라 생각보다 칼로리 소모가 적습니다. 버스기사를 준비하신다면 취업 전에 미리 체중 관리와 운동 습관을 만들어두시는 게 좋습니다. 시작하고 나면 시간 내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오전반의 가장 큰 적, 수면 패턴 붕괴
오전반을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운전이 아니라 수면이었습니다.
새벽 4시 기상에 맞추려면 밤 9시 10시에는 잠에 들어야합니다. 그런데 잠이 오질않습니다.
12시에 자던 사람이 갑자기 9시에 자려니 잠이 올 리가 없습니다. 처음 몇 주는 수면 부족 상태로 운전대를 잡는 날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됐지만 수면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고, 사회생활 시간도 줄었습니다. 저녁 약속 같은 건 오전반일 때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불규칙한 식사, 오후반의 늦은 저녁
오전반일 때는 이른 시간에 식사가 가능하지만 오후반일 때가 문제입니다.
늦게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밤 11시가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는 고프고, 자야 하는데 먹고 자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회차지에서 식사할 때도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빨리 먹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천천히 먹고 소화시킬 여유가 없습니다. 체중 증가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라 신경이 쓰입니다.
가장 의외였던 변화, 하체 근력 저하
솔직히 이건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노선 한 바퀴를 돌고 차에서 내릴 때 다리에 힘이 없는 느낌이 납니다. 계속 앉아서 운전하다 보니 하체 근육이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페달을 밟는 동작은 있지만 실제로 근육을 쓰는 운동이 아닙니다. 7개월 전보다 하체 힘이 눈에 띄게 빠진 것 같습니다.
장거리 운전직 종사자들에게 하체 근력 저하는 공통적인 문제라고 합니다. 의식적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퇴근 후 짧게라도 걷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그래도 계속 운전대를 잡는 이유
몸의 변화를 솔직하게 적었지만, 이 글이 버스기사를 포기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떤 직업이든 몸에 영향을 줍니다. 사무직은 거북목과 안구건조증이 생기고, 현장직은 관절이 망가집니다. 버스기사는 허리, 어깨, 하체 근력이 문제가 됩니다. 미리 알고 대비하면 훨씬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운전대를 잡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다만 몸 관리를 소홀히 하면 오래 하기 어렵다는 걸 7개월이 지나서야 체감하고 있습니다. 준비하시는 분들은 체력과 근력을 미리 챙겨두시길 진심으로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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